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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배시스템, “작업용 로봇 기술, 우리만한 업체 없을 걸요”

2014.04.21

“가습기 살균제 파동, 저희 기술이 있었기에 그 원인을 밝혀낼 수 있었죠. 물론 이를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어요. 솔직히 좀 아쉽지만 그래도 보람 있어요. 세계 최초로, 국내 최초로 뭔가를 개발한다는 그 자체로도 희열을 느끼니까요.”

작업용 로봇 개발 전문 업체 두배시스템의 이 배 대표는 “2011년 임산부와 영·유아 등이 폐 손상을 일으키며 사망했을 때 관련 기관에서 원인을 못 찾아 헤맸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흡입독성 점적로봇’이 가습기 살균제가 그 원인이었음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 배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원인을 밝혀낸 ‘흡입독성 점적로봇’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제공=두배시스템
이 배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원인을 밝혀낸 ‘흡입독성 점적로봇’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제공=두배시스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대개 실험용 쥐로 흡입 독성 테스트를 한다. 기도를 통해 원인 물질을 폐까지 투입해야 하지만 쥐의 기도는 최대로 벌려도 1.3㎜밖에 안 된다. 원인 규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다. 하지만 흡입독성 점적로봇의 기도 삽입부는 직경이 1.2㎜인 데다 내시경까지 달렸다. 특히 삽입부에는 실제 폐까지 들어가는 자동 튜빙이 탑재됐는데 이것의 직경이 0.36㎜다. 이 때문에 폐뿐 아니라 원하는 곳 어디든지 100% 타깃 투여가 가능하다.

두배시스템은 외형도 작고 일반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업용 로봇 분야에선 나름 유명한 기술집약형 업체다. 특히 로봇 연구·개발(R&D) 관련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 대학, 대기업 사이에선 더욱 그렇다.

“우리가 개발한 로봇 가운데 몇 개만 제대로 상용화했더라면 회사 매출도 꽤 커졌을 겁니다. 지금껏 죽어라 개발만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정부 국책과제 수행비와 개발 의뢰비 정도가 매출액의 전부였지요.”

이 대표는 우리별 위성을 개발할 당시 송수신 장치 쪽 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엔지니어의 길을 걸었다. 1998년 두배시스템 창립 직전까지도 회사를 차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한 기업의 연구실장을 맡고 있었는데 회사 사정으로 팀원들이 갈 곳이 없어지자 급히 창업하게 됐다. 이 때문에 회사를 키우자는 목표보다 기존 직원들이 굶지 않도록 ‘현상 유지만 하자’란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수많은 로봇을 개발하고도 상품화해서 파는 데는 뒷전이었다. 그동안 포스코, 한국전력, LG, 한화, SK, 서울대, 카이스트, 국방부, 해양연구원 등 다수의 기관 및 기업에서 들어온 의뢰에 대해 개발해준 로봇이 60여 개 이상이다. 국책과제 10여 건을 포함해 자체 개발한 것까지 합하면 100여 개가 훌쩍 넘는다. 그중 대표적인 게 △해저지반 조사로봇△지반진동 지진예측로봇 △다굴절 배관이동 작업로봇 △극한환경 작업로봇 △고준위지역 작업로봇 △폐핵연료봉 저장고 수중진단로봇 등이다.

왜 상용화해서 회사 외형을 키우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시장보다 한발 앞서 개발한 것도 있지만, 양산(量産)에 필요한 자금과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했던 이유도 있었다.”면서 중소기업의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이어 그는 “하지만 올해부터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며 “2014년을 상용화의 원년으로 삼았다”고 했다. 킬러 상품이 될 만한 제품을 선별해 시장에 서서히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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